돈·금융 계산기 모음

돈과 관련된 계산은 대부분 “얼마가 남는가”로 수렴해요. 이자가 붙어 얼마가 되는지, 세금을 떼면 얼마가 손에 들어오는지, 수수료가 얼마를 가져가는지 같은 것들이죠.

모으는 계산과 굴리는 계산

적금·예금 계산기는 매달 넣는 돈이 만기에 얼마가 되는지 알려 줘요.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이자소득세 15.4%예요. 은행이 광고하는 금리는 세전이라 실제로 받는 돈은 그보다 적습니다.

그런데 적금에서 표시 금리와 체감 수익률을 벌려 놓는 더 큰 요인은 세금이 아니라 납입 방식이에요. 적금은 매달 넣기 때문에 회차마다 예치 기간이 다릅니다. 12개월 적금이면 첫 달 납입금만 12개월치 이자를 받고, 마지막 달 납입금은 한 달치만 받아요. 월 50만 원씩 12개월을 연 5%로 넣으면 원금 600만 원에 이자는 162,500원, 원금 대비 2.71%입니다. 여기서 15.4%를 떼면 2.29%가 돼요. 연 5%라고 적혀 있는데 손에 남는 게 2%대인 이유가 이것입니다.

그래서 목돈이 이미 있다면 적금이 아니라 예금이에요. 같은 600만 원을 같은 연 5%로 한 번에 넣으면 12개월 내내 전액이 이자를 벌어서 300,000원이 나옵니다. 적금 162,500원과 1.8배 넘게 차이가 나요. 적금은 목돈을 모으는 수단이지 굴리는 수단이 아닙니다.

세금을 줄이는 쪽이 금리를 올리는 쪽보다 빠를 때가 있어요

이자소득세 15.4%는 소득세 14%에 지방소득세 1.4%를 더한 값이에요. 그런데 신협·새마을금고·농협·수협 같은 상호금융의 조합 예탁금은 3,000만 원 한도로 1.4%만 냅니다. 만 65세 이상이나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비과세종합저축으로 5,000만 원까지 0%고요. 0.2%포인트 더 높은 금리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이 조건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편이 빠른 경우가 많아요.

반대 방향의 함정도 있습니다. 이자와 배당을 합친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초과분이 다른 소득과 합쳐져 종합과세돼요. 만기가 한 해에 몰리면 넘길 수 있으니 만기 시점을 나누는 것도 방법입니다.

단리와 복리가 갈라지는 지점

복리 계산기는 이미 붙은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는 구조를 보여 줘요. 짧은 기간에는 단리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20년이면 차이가 크게 벌어집니다. 두 곡선이 갈라지는 모양을 그래프로 함께 보여 드려요.

얼마나 안 벌어지는지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월 50만 원 12개월 연 5%에서 단리는 162,500원, 월복리는 165,009원이에요. 2,500원 차이입니다. 1~2년짜리 적금에서는 복리냐 단리냐보다 금리 자체와 세금 조건이 훨씬 크게 작용해요. 반대로 기간이 길어지면 복리 주기까지 의미가 생깁니다. 원금 100만 원을 연 5%로 10년 굴리면 연복리는 약 162만 9천 원, 월복리는 약 164만 7천 원이에요. 계산식은 A = P(1 + r/n)nt로, P가 원금, r이 연이율, n이 1년 복리 횟수, t가 기간(년)입니다.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

배당금 계산기는 보유 주식 수와 배당률로 연·월 배당을 계산하고 배당소득세 15.4%를 뗀 실수령액까지 보여 줘요. 월 배당 목표를 세울 때 역산도 됩니다.

역산에서 자주 어긋나는 게 세금 방향이에요. 월 50만 원을 손에 쥐고 싶다면 세전으로는 그보다 더 벌어야 하니까, 목표 금액을 (1 − 0.154)로 나눠 세전 기준으로 올린 뒤 필요 투자금을 구해야 맞습니다. 세후 목표에 수익률을 그냥 나누면 필요 투자금이 15% 넘게 모자라게 나와요.

마진율 계산기는 장사하는 분들을 위한 도구예요. 여기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 둘 있습니다.

첫째, 마진율과 마크업은 다른 값이에요. 마진율은 이익을 판매가로 나눈 값이고, 마크업(원가대비율)은 이익을 원가로 나눈 값입니다. 원가 300원짜리를 1,000원에 팔면 이익은 700원인데, 마진율은 700 ÷ 1,000 = 70%지만 마크업은 700 ÷ 300 = 233%예요. 같은 거래를 두고 숫자가 세 배 넘게 달라지니, 거래처가 “마진 30%”라고 할 때 어느 기준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계산이 통째로 어긋납니다.

둘째, 판매가에 포함된 부가세는 내 돈이 아니에요. 1,000원에 팔고 300원에 사 왔다면 겉보기 이익은 700원이지만, 매출세액 약 91원에서 매입세액 약 27원을 뺀 약 64원을 납부해야 하므로 실제로 남는 건 약 636원입니다. 월 고정비가 100만 원이면 1,000,000 ÷ 636.4 ≈ 1,571.4, 즉 1,572개를 팔아야 본전이에요. 700원으로 잘못 계산하면 1,429개가 나와서 손익분기를 140개 넘게 낮잡게 됩니다.

시세에 기대는 계산

환율 계산기는 은행 고시 환율만 보여 주지 않고 환전 스프레드와 우대율까지 넣어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을 계산해요. 어떤 통화쌍이든 고를 수 있습니다.

매매기준율은 은행끼리 거래하는 도매 가격이고, 우리가 환전할 때는 여기에 수수료가 붙어요. 달러·유로·엔은 보통 매매기준율의 1.75~1.99% 수준입니다. 환율우대 90%는 이 스프레드를 90% 깎아 준다는 뜻이라, 기준율 1,400원에 스프레드 1.75%(24.5원)라면 1,424.5원이 아니라 1,400 + 24.5 × 0.1 = 1,402.45원에 살 수 있어요.

현찰과 카드 중 무엇이 싼지도 여기서 갈립니다. 해외 카드 결제는 국제브랜드 수수료(비자 1.1%·마스터 1%)에 국내 카드사 해외이용수수료 0.18~0.30%가 더해져 대략 1.35%예요. 현찰 스프레드가 1.75%라면 우대를 약 23% 넘게 받는 순간부터 현찰이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해외에서 원화로 결제하는 DCC는 현지 가맹점이나 대행사가 자기들 환율로 바꿔 청구하면서 3~8%를 얹으니, 항상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편이 낫습니다.

금·은·백금 시세 계산기는 돈·그램·온스를 오가며 순도별 가치를 계산하고, 팔 때 공임과 수수료를 뺀 실수령액을 보여 줘요. 시세 데이터는 하루 한 번 갱신되고 출처를 함께 밝힙니다.

단위부터 함정이에요. 1돈은 3.75g인데 국제 시세는 트로이온스로 매겨지고 1트로이온스는 31.1034768g입니다. 고기나 우편물에 쓰는 일반 온스(28.35g)와 아예 다른 단위라 섞으면 10% 가까이 어긋나요.

가격에서는 왕복 비용이 핵심입니다. 살 때는 시세에 세공비와 부가가치세 10%가 붙고 팔 때는 정련비와 업체 마진이 빠져서, 살 때와 팔 때 가격 차이가 보통 15~20%에 이릅니다. 금값이 그만큼 올라야 겨우 본전이라는 뜻이에요. 순도도 함량 그대로 쳐주지 않아서, 18K는 금 함량이 75%지만 실제 거래 사례를 역산하면 순금 대비 약 73%, 14K는 약 56.5% 수준입니다.

세금은 사는 방법에 따라 완전히 달라져요. 골드바 같은 실물은 살 때 부가세 10%를 내지만 판 차익에는 세금이 없고, KRX 금현물 계좌는 부가세도 매매차익 과세도 없습니다(실물로 인출할 때만 10%). 반면 골드뱅킹과 금 ETF는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 15.4%가 붙어요. 같은 금인데 창구에 따라 세금 구조가 셋으로 갈립니다.

관습에 기대는 계산

축의금·부의금 계산기는 조금 결이 달라요. 법으로 정해진 금액이 없기 때문에 하나의 정답 대신 범위로 답합니다. 관계와 참석 여부, 예식장 식대를 넣으면 무난한 선을 알려 드려요.

그 범위를 만드는 재료는 두 가지예요. 하나는 홀수를 길하게 보는 오랜 관습이고, 다른 하나는 10만·20만·30만처럼 10 단위로 떨어지는 금액을 “완성된 수”로 보아 예외로 두는 관행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오가는 금액이 3·5·10·15·20·30·50·100만 원에 몰려 있고, 4가 들어간 금액은 피하는 편이에요.

참석 여부도 크게 작용합니다. 참석하면 식대가 발생하니까요. 예식장 1인 식대가 7만 원인데 5만 원을 내면 초대한 쪽에 부담이 남는 구조가 됩니다. 그래서 이 계산기는 식대를 넣으면 그 선을 넘는지 함께 표시하고, 부부가 함께 가면 기준선을 두 사람분으로 잡아요. 장례 부의금은 결혼보다 참석 여부에 따른 차이가 작은 편입니다.